도서관에서 일하는 나에게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제는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단언컨대 ‘돈’일 것이다. 재테크 서가에는 이용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남들보다 더 벌어 앞서가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달콤하게 속삭이는 책도 끊임없이 출간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저소비 생활>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더 벌 것인가?”가 아니라 “정말 이렇게 많이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책의 저자 가제노타미는 월세 50만 원을 포함해 한 달 70만 원으로 살아간다. 처음에는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라는 호기심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극단적인 절약이나 금욕을 강요하는 내용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나의 선입견이 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무조건 참고 견디는 절약’이 아니라 ‘소비에 휘둘리지 않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저소비 생활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내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로 이를 보상받기 위해 소비하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두려워 물건을 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는 보상이 필요할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고,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애써 찾아내어 고치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고 인정하면 불필요한 소비도 줄어든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소비의 진짜 욕구를 찾아보라는 조언이다. 카페를 좋아한다면 정말 커피가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음악이 흐르는 공간과 잠시 쉬는 시간이 좋은 것인지 스스로 묻는 것이다. 직접 탄 커피를 담은 텀블러를 들고 공원에 가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순간 소비는 줄고 행복의 기준은 넓어진다.
저자는 물건을 줄이기 전에 먼저 ‘늘리지 않는 것’을 강조한다. 집에 물건이 많을수록 새로운 물건을 들이는 데 저항감이 낮아지고, 결국 소비가 반복된다는 설명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보기 좋은 미니멀리즘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물건을 사야 하는 시대”라는 역설 속에서, 이 책은 상품화된 미니멀리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집착 자체를 줄이는 삶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행복’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소비를 “행복을 주는 대상을 계속 바꿔가며 찾는 일”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저소비는 “행복을 감지하는 기능을 스스로 조정하는 것”이다. 돈을 많이 쓸 때보다 오히려 작은 만족을 더 잘 느끼게 되고, 행복의 기준이 외부가 아니라 자신 안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를 줄이면 그만큼 행복도 줄어들까? 이 책의 대답은 분명하다. 행복은 소비의 양이 아니라 감각의 문제라는 대답이다. 오히려 조금 덜 쓰고, 조금 덜 욕심내고, 이미 가진 것에 눈을 돌릴 때 우리는 잊고 있던 만족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