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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 저자 : 셸리 리드
  • 출판사 : 다산책
  • 발행일 : 2024년
  • 작성자 : 이수경
  • ISBN :

책소개

삶이란 무엇인가. 이 단순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에 소설 한 권이 조용히 답을 건넨다. 바로 셸리 리드의 데뷔작 <흐르는 강물처럼>이다. 콜로라도 산간마을을 배경으로 열일곱 소녀 빅토리아가 겪는 상실과 고통, 성장과 치유의 과정을 통해 독자는 어느새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되묻게 된다.

주인공 빅토리아의 삶은 처음부터 가혹했다. 어머니를 일찍 잃고 무정한 아버지와 폭력적인 동생의 그늘 아래 늘 외로운 아이였다. 윌을 통해 처음으로 누군가를 갈망하고 사랑받는 법을 배우지만, 그 행복은 길게 이어지지 못한다. 

결국 그녀는 아들을 품은 채 홀로 남겨진다. 뿐만 아니라 고향 마을이 수몰지구가 되어 물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녀가 손수 가꾼 복숭아나무 역시 사라질 위기를 맞는다. 잃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잃은 셈이다.

감당하지 못할 만큼 잔인한 상황 속에서도 이 소설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오히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은근한 감동이 묻어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고된 삶 속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충분히 두려워하며, 사무치도록 슬퍼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는다.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만 그 다음이 펼쳐진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그저 묵묵히 헤쳐 나갈 뿐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는 용기와 위로, 나아가 희열을 동시에 느낀다.

소설의 힘은 빅토리아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기도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윌이다. 윌은 전반부에 짧게 등장하지만, 그가 남긴 말은 소설 전체를 관통할 만큼 깊은 흔적을 남긴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 것’이라는 그의 말은 빅토리아의 삶의 태도이자 이 소설 전체의 철학적인 토대가 된다. 강을 거슬러 오르려고 하지 않고, 바닥에 가라앉지도 않으며, 물의 본성대로 흐르며 살아가는 것. 어쩌면 이것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삶의 본질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아들의 존재 또한 이 소설의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이다. 

상실과 고통의 삶에서 빅토리아가 삶을 이어 나가는 이유이자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그녀의 애처로운 마음은 소설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짊어진 고통과 상실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독자 역시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하게 된다.

고통은 실재하고, 상실은 돌이킬 수 없다. 그럼에도 빅토리아는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가는 법으로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계획하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진짜 삶은 계획이 무너진 이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 흘러가는 것들을 붙잡지 않고 놓아주는 것. 그러나 그 안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강물은 그렇게 굽이치고 흐르며 바다에 닿는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그러니 충분히 슬퍼한 후 다시 묵묵히 걸어보자. 또 다른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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