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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 저자 : 우와노 소라
  • 출판사 : 모모
  • 발행일 : 2026년
  • 작성자 : 한혜성 사서
  • ISBN :

책소개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라는 제목을 읽는 순간, 가슴이 먼저 덜컥 내려앉는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 328번”이라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설정은 단순하지만 잔혹할 만큼 선명하다. 328번. 많아 보이지만, 하루 한 끼씩만 먹어도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다. 그 숫자가 한 번씩 줄어들 때마다, 독자의 마음도 함께 조여 온다. 막연히 흘러가던 시간이 ‘유한한 횟수’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영원할 것 같던 일상이 사실은 아주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작품 속 식탁은 특별하지 않다. 화려한 요리도, 극적인 사건도 없다. 그저 평범한 반찬과 소박한 대화가 오갈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장면들이 유난히 따뜻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우리는 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무심해지는 걸까. “나중에 잘해 드리면 되지”라고 쉽게 말하면서, 오늘의 한 끼를 소홀히 여기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문득,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보며 밥을 먹던 날들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건넨 말을 건성으로 흘려들었던 순간들, 괜히 예민하게 대답했던 기억들. 만약 내 눈앞에도 숫자가 보였다면, 나는 조금 더 다정할 수 있었을까. 조금 더 오래 식탁에 앉아 있었을까. 그런 질문들이 마음을 오래 붙든다.

시간은 흐른다고 생각하면 막연하지만,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한 번의 식사, 한 번의 대화, 한 번의 마주침이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우와노 소라는 그 외면을 살며시 거둬낸다. 그리고 말한다. 아직 숫자가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이 소설은 눈물을 억지로 끌어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마음 깊은 곳을 천천히 적신다. 책장을 덮고 나면 괜히 집에 가고 싶어진다. 괜히 부모님 목소리를 듣고 싶어진다. 그리고 오늘 먹는 한 끼가,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조용히 깨닫게 된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효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함께하는 한 번의 식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한 번은, 생각보다 훨씬 소중하다.

현실을 살다 보면 이런 추상적인 생각조차 할 기운이 없을 만큼 버거운 날도 있다.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찰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친구,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사랑할 수 있는 날들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우리는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몇 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를 그 시간들을 생각하며 힘든 날은 조금 더 견디고, 기쁜 날은 조금 더 오래 마음에 담아 두는 삶. 이 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어쩌면 바로 그런 다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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