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진영은 <단 한 사람> <구의 증명> 등을 통해 인물들의 상처와 회복을 그려온 작가다. 삶의 가장 어두운 지점을 비추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전에 읽은 <단 한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 속 사람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으로 타인의 고통을 끝까지 바라봐주는 의미를 질문한다. <단 한 사람>을 감명 깊게 읽고 자연스럽게 최진영 작가의 다른 작품인 <내가 되는 꿈>으로 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주인공 태희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외가에서 자라며 가족에게 받지 못한 안정감과 애정의 빈자리를 품고 살아왔다. 성장하며 가족, 친구 등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이해받지 못하거나 보호받지 못한 채 감정과 기억을 조용히 눌러두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성인이 된 뒤에도 그 상처들은 내면 깊숙한 곳에 남겨져 있다.
태희는 괜찮은 척 살아가고 있지만,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과 마주하며 오래전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긴장과 불안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태희는 옛 기억과 현재의 모습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고 내면을 마주한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움직임과 변화가 얼마나 깊고 복잡한지 보여주며 큰 사건이나 화려한 반전 없이 인물의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내가 되는 꿈>은 제목에서부터 품게 되는 질문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제목만 보고 미래의 희망이나 목표에 관한 이야기라 짐작했지만, 그 꿈이란 결국 나 자신이 되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나 자신이 되는 것’은 어떤 상태이며 우리는 언제 진짜의 나에 가까워지는가.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현실의 나는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
작가가 말하는 꿈이 단순한 희망이나 미래가 아니다. 오래도록 부여잡고 있는 두려움, 외면해온 진심과 마음의 조각까지 모두 포함한 넓은 의미의 자기 자신이다. 더 나은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책장을 덮고 나면 조금은 단단해진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해결될 일이라면 걱정하지 말고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걱정하지 말자.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지금과 같은 나를 상상한 적도 없다. 살아갈 날보다 내가 분명히 살아온 지난날이 너무 아까워. 겨우 이렇게 되려고 그렇게. 아무도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남이 될 수 없다. 내가 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으면 작가의 세계관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최진영 작가는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과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이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소설로 전달한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이해해야 하고,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당신이 되는 꿈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