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에 시리즈 12권. 전라남도 곡성군 동악산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고쳐 쓴 이야기다.
이 지방에서는 가뭄이 들면 신성한 바위에다 똥을 싸서 비를 내리도록 했다. 똥으로 신성한 바위를 더럽히면 화가 난 신선이 비를 내려 정화해 줄 거라는 믿음에서였다.
어려움을 넉넉한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전라도 사람들의 해학을 통해 가난과 날씨에 맞서는 우리 조상들의 기막힌 재치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사라져 가는 기우제의 자취를 살린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좀 더 의미가 있다. 기우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공동으로 하는 제의다.
때에 따라서는 왕이 직접 하기도 했지만, 민간에서는 이 책 속에서처럼 무당(대장 엄마)이 제의를 이끌어 간다.
이야기 속에 기우제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지금은 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기후 의례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