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음직한 코딱지 파는 이야기에 거짓말을 연결시켜 소중한 교훈까지 잔잔하게 전해 주는 책이다.
노련한 다카바타케 준의 삽화가 이야기의 맛을 잘 살려준다. 능청스러운 표정의 동물 그림이 보면 볼수록 재미있어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거듭 들춰보게 될 것이다.
코딱지를 파서 살짝 먹는 걸 올빼미 로닌에게 딱 걸리고 만 고릴라 모자키는 당황한 나머지 ‘머리가 좋아지는 약’이라고 둘러댄다.
그 약에 욕심이 생긴 로닌은 서로 소중한 것끼리 바꾸자고 제안한다. 할 수 없이 모자키는 로닌의 마법 깃털과 코딱지를 맞바꾼다.
절대 말해선 안 되는 비밀이라고 로닌에게 다짐을 받았건만, 이야기가 금세 숲 전체로 쫙 퍼져나가고 말았다. 숲속 동물들이 자꾸 찾아오는 바람에 거짓말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 모자키는 결국 몸져눕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