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 회사 그만둘 거예요." 몇 번을 곱씹었던 문장인데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유학 가고 싶어.’ ‘그림도 그리고 디자인도 공부하고 싶어.’ 누군가에게 털어놓기에 특별하지도, 대단할 것도 없는 결심을 하고 나니 잔뜩 흐렸던 마음이 맑아졌다. 하지만 막상 유학을 가려는 결심만 굳혔을 뿐 나에게는 합격통지서도, 든든한 지원군도, 철저한 계획표도 없었다. 많은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내가 길을 만들어야 했다. 서른 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계절에 나는 그렇게 다시 백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