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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책 릴레이기고(7.11)
작성일 2018-07-19
조회수 921

<두번째 달 블루문>을 읽고

송은희(평택시 안중도서관 사서)

한 책 하나 되는 평택’ 독서 진흥 사업이 10년을 넘겨 11년째다. 그간 시민들과 한 책 위원의 추천을 통해 좋은 책이 많이 발굴되어 여러 시민들에게 소개되고 읽혔다. 그 책들은 ‘모든 계층이 함께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시민 사회가 함께 이야기하며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지역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한 책 후보도서의 요건에 맞게 읽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사고를 확장하는데 기여했다고 믿는다.

「두 번째 달 블루문」도 그런 책이다. 과감하게 청소년의 성과 임신을 소재로 택한 것도 놀랍지만 ‘수연’이라는 열여덟 살의 고등학생이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겪는 현실적 상황과 내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 독자는 수연에 동화해 그 아픔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막연한 현실에서 구원이라고 믿었던 또래 지호와의 사랑, 임신을 확인한 후 급작스럽게 변해 버린 현실, 그 현실에서 조금씩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수연은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받고 아빠에게도 끝내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린 자신의 오래된 상처를 들여다본다. 삶을 뒤흔드는 선택의 순간과 마주한 수연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수연은 자신이 부모의 삶에서 불길한 존재였듯 배 속의 아기, 달이도 그런 존재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낙태와 출산, 입양과 육아, 수연은 어려운 선택의 문제에서 자신이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 작가는 이런 고민의 과정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이 수연의 갈등을 가슴 시리도록 공감하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수연을 버린 엄마, 아빠, 지호와 지호의 부모에게도 무책임하다고 비난만 할 수 없게 만든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이 수연이라면, 수연의 엄마였다면, 아빠였다면, 지호였다면, 지호의 부모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더불어 작가는 수연이 쉼터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사랑 이후를 홀로 감당하는 미혼모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면서 준비되지 않은 십대의 성과 사랑, 출산을 두고 각자 다른 이해관계 속에 ‘내 몸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어디까지인지도 진지하게 묻고 있다. 실제 내가, 나의 가족이 이런 상황을 겪게 된다면 우린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권리는 온전히 당신의 몫일까?

수연에게 앞으로 닥칠 문제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수연의 다짐에서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얽매이지 않고 기꺼이 문제를 헤쳐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이 세워 놓은 기준에 어긋났다는 이유로 내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일을 달이가 똑같이 겪게 하고 싶지 않다.(232p)”, “헤매더라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 애쓸 생각이다. 그건 그동안 엄마와 아빠에게 거부당한 나 자신을 증명해 보이는 일이기도 했다. (233p)”

어려운 여건에서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당당히 살아가는 ‘수연’들을 응원하면서 고등학생, 그리고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마음에 있는 이기와 편견의 벽을 허물어 우리 사회의 ‘수연’들이 좀 더 따스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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